제네시스 EQ900은 5000여 협력사 '작품'…'최초 기술'만 14개

입력 2015-12-10 19:09   수정 2015-12-11 11:06

만도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신영 '초고장력 강판 금형' 등 부품업체 최첨단 기술 집합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EQ900 발표회는 협력사 행사"

서울대 의대 기술도 채택…세계 명차들과 본격 경쟁 나서



[ 강현우 기자 ]
지난 9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차 EQ900 발표회장. 행사에 참석한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신영그룹 회장)은 “제네시스 EQ900은 현대차만의 기술이 아니라 한국 자동차산업 기술의 결정체”라며 “이 발표회는 5000여개 협력업체의 행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Q900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기술만 14개를 적용할 정도로 최첨단 자동차 기술의 결정체로 꼽힌다. 주목할 부분은 이런 최신 기술이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의 역량을 바탕으로 완성됐다는 점이다.

세종공업·남양공업 등 중견 부품사 실력

EQ900에는 국산차 최초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들어갔다. HDA를 작동하면 시속 0~150㎞ 사이에서 차량이 앞차와의 거리와 차로를 유지하며, 전방 차량이 정차하면 자동으로 정지한 뒤 다시 출발한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고속도로 구간별 속도 제한에 따라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한다.

이 기능을 위해서는 전방 차량과 차선을 인식하는 카메라, 충돌 위험을 감지하는 레이더, 주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인식해 조향장치(운전대)와 가속·감속페달을 작동하는 전자제어장치(ECU) 등이 필요하다.

EQ900에 이 기술을 공급한 협력업체는 만도다. 세계에서 이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독일 보쉬와 미국 넥스티어(옛 델파이) 정도밖에 없다. 만도는 조향장치와 브레이크를 기본으로 만들면서 카메라와 레이더, ECU 등 전장(電裝) 부문의 실력까지 쌓아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현대차 투싼, 기아자동차 K9에도 HDA에 포함된 기술 중 하나인 긴급자동제동장치(AEB)를 공급하고 있다.

제네시스 측은 EQ900이 ‘개인 서재 수준의 정숙성’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소음·진동을 잡은 배기가스 시스템(머플러)을 공급하는 업체는 중견 부품사인 세종공업이다. 세종공업은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전략의 핵심인 수소연료전지차에 수소압력밸브, 수소센서 등 주요 부품도 공급하고 있다.

부드러운 운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전동식 조향장치(운전대부터 바퀴를 연결하는 부품)의 핵심 부품은 남양공업이 공급한다. 남양공업은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면서 쌓은 실력을 기반으로 BMW와 제너럴모터스(GM)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이 외에 공기조절시스템은 한온시스템이, 강화유리는 한국유리가 담당하는 등 국내 부품업체가 대거 참여했다. 강호갑 회장이 1999년 부도 위기 업체를 인수해 연매출 1조원대 부품사로 키워낸 신영은 제네시스가 자랑하는 초고장력 강판을 가공하는 금형(金型)을 제조한다.

현대·기아차에 직접 납품하는 1차 협력사는 390여개, 1차 협력사에 공급하는 2·3차 협력사는 5000여개에 이른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5위 자동차업체로 성장하면서 부품사의 수출 실적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10년 189억달러에서 지난해 266억달러로 4년 만에 40.7% 늘었다.

14개의 ‘최초’ 신기술

EQ900에 적용한 ‘최초’ 신기술은 14개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와 어깨를 겨루는 세계 최고 브랜드로 키우려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세계 최초다. 운전자의 키, 앉은 키, 몸무게 등 신체 정보와 운전 자세를 분석해 자동으로 시트, 운전대, 사이드 미러 등의 위치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맞춤 설정된 자세를 저장해 언제든 불러올 수 있으며, 운전 자세의 허리 체중 부담과 요추 변형 등 건강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3.3L 터보 GDi(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국내 최초다. 압축공기를 불어넣어 출력과 연비를 높이는 터보 엔진은 높은 정밀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용량이 큰 3L급 터보 엔진을 제작하는 업체가 그동안 없었다. EQ900의 3.3 터보 엔진의 최고 출력은 370마력으로, 벤치마크 대상인 BMW의 3.0L 터보 엔진(320마력)을 크게 웃돈다.

휠 내부에 공기를 주입해 소음·진동을 줄인 공명관 알로이 휠, 주행 상황 분석을 통해 운전자의 부주의를 알려주는 부주의 운전 경보 등도 국산차 최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